[바흐 B단조 미사곡 1화]바흐 B단조 미사곡, 왜 클래식의 최고 걸작이라 불릴까?

신의 음악, 인간의 언어 – 바흐 B단조 미사곡의 탄생 이야기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가 생애 마지막에 완성한 ‘B단조 미사곡’은 종교와 음악, 인간과 신의 경계를 넘나드는 위대한 걸작입니다. 이 글에서는 바흐가 왜 이 곡을 작곡했는지, 그 배경과 의도를 살펴봅니다.

들어가며: 왜 이 곡이 지금도 중요한가요?

우리가 알고 있는 바흐는 보통 “칸타타의 대가”, “대위법의 천재” 정도로 소개됩니다.

하지만 그가 말년까지 붙잡고 있었던 작품이 바로 이 B단조 미사곡이었다는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낯설죠.

종교적인 이유 때문일까요? 아니면 음악적으로 정점을 찍고 싶었던 걸까요?

정답은 한 단어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이 곡에는 신을 향한 예술가의 경외, 인간을 향한 음악가의 연민이 함께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프로테스탄트' 바흐는 왜 ‘가톨릭 미사곡’을 썼을까?

바흐는 루터교 신자였습니다. 그렇다면 왜 라틴어로 된 가톨릭 전례곡을 작곡했을까요?

정답은 의외로 정치와 커리어에 있습니다. 1733년, 바흐는 당시 작센-폴란드 선제후이자 가톨릭 신자인 아우구스트 3세에게 ‘Gloria’와 ‘Kyrie’ 부분만 작곡하여 헌정합니다. 이때는 작센 지역의 궁정음악가 지위를 노렸던 시기였죠.

하지만 그 뒤로 무려 20년 가까이 이 곡을 *조금씩 덧붙이고, 편곡하고, 재활용(패러디)하면서 결국 1749년, 그의 생애 마지막 해에 완성된 것이 바로 지금의 ‘B단조 미사곡’(BWV 232)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 흥미로운 건, 이 미사곡은 실제로 한 번도 예배에서 연주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바흐는 이 곡을 단순히 실용음악으로 쓴 게 아니라, 자신이 쌓아온 모든 음악적 지혜와 신앙의 언어를 집대성한 음악적 유언으로 남긴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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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와 형식: 하나의 미사, 다섯 개의 세계

B단조 미사곡은 아래와 같은 다섯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순서	제목	설명
1	Kyrie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2	Gloria	하늘 높은 곳에는 영광
3	Credo	나는 믿나이다 (신앙고백)
4	Sanctus	거룩하시도다
5	Agnus Dei	하나님의 어린 양이여

특히 바흐는 이 곡에 이전 자신의 칸타타 작품들에서 발췌한 멜로디와 대위적 기법을 활용해, 완전히 새로운 맥락으로 재구성합니다.

이를 “패러디 기법(parody technique)”이라 하는데, 단순한 재활용이 아닌 ‘음악적 재구성’으로 이해해야 맞습니다.

바흐는 말년에 손이 떨릴 정도로 건강이 나빴지만, 오히려 그의 음악은 더욱 정교하고 치밀해졌습니다.

이 미사곡이 완성된 해는 그가 눈이 멀기 직전이었고, 그가 작곡한 마지막 대작이기도 했습니다.

추천하는 감상 영상

Netherlands Bach Society

마치며: “신이 인간에게 주신 선물, 바흐가 다시 돌려주다”

음악사 속에서 이 곡은 단순한 ‘미사곡’이 아닙니다.

오히려 ‘모든 시대를 아우르는 인간 정신의 종합예술’이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지도 모릅니다.

이어폰이나, tv, 자동차 안에서 등 편안한 시간에 비교적 볼륨을 높이고 이 음악을 들어봅시다. 갑자기 내가 하늘나라에 가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수 있어요. 그러면서 전능자에게 간절하게 말해 봅시다.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다음 글에서는 이 미사곡의 각 파트가 어떤 신학적 의미를 담고 있는지, 그리고 바흐가 음표로 말하는 방식에 대해 한 악장씩 깊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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