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하는 세계사]흑사병 시대의 넷플릭스?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이 보여준 발칙한 중세의 민낯
[어? 하는 세계사]흑사병 시대의 넷플릭스?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이 보여준 발칙한 중세의 민낯
흑사병으로 죽음이 일상이 된 중세 유럽. 사람들은 공포 속에서 어떻게 삶을 지속했을까요?
보카치오의 고전 소설 『데카메론』과 넷플릭스 신작 드라마를 통해 절망 속에서 피어난 인간의 쾌락, 위선, 그리고 통렬한 풍자의 세계를 들여다봅니다.

내일 당장 나와 내 가족이 검은 시신으로 발견될지도 모르는 상황. 14세기 유럽을 뒤덮은 흑사병의 공포는 사람들의 삶을 극단적인 두 갈래 길로 몰아넣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죽음을 기억하며 신 앞에 납작 엎드려 회개하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의 삶을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죽음이라면 살아있는 오늘을 마음껏 즐기자는 '카르페 디엠(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의 쾌락주의가 독버섯처럼 번져나갔습니다.
오늘 우리가 만나볼 이야기는 바로 이 절망과 쾌락이 기묘하게 뒤섞인 시대의 한복판에서 탄생한 문제작, 조반니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에 대한 것입니다.
죽음 앞의 두 얼굴, 금욕과 쾌락의 갈림길
흑사병은 중세 사회를 지탱하던 도덕과 질서를 뿌리째 뒤흔들었습니다.
1부에서 살펴보았듯 교회는 무력했고, 기도는 응답받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러한 영적 공황 상태에서 사람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일부는 더욱 철저한 금욕과 고행을 통해 신의 자비를 구하려 했지만, 많은 사람들은 정반대의 길을 택했습니다. "내일 죽을 터이니 오늘 먹고 마시자"라는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술과 도박, 그리고 육체적 쾌락에 탐닉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사회적 규범이 무너진 틈을 타 절도와 약탈이 횡행했고, 부유한 이들은 재산을 탕진하며 호화로운 연회를 열었습니다.
죽음이라는 거대한 허무 앞에서 인간은 가장 본능적이고 세속적인 욕망을 날것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10일간의 발칙한 도피, 보카치오의 『데카메론』

이러한 혼란스러운 시대상을 가장 적나라하고도 문학적으로 그려낸 작품이 바로 이탈리아의 작가 조반니 보카치오가 쓴 소설집 『데카메론(Decameron)』입니다.
1348년 흑사병이 창궐한 피렌체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전염병을 피해 교외의 한적한 별장으로 도피한 7명의 귀부인과 3명의 청년이 10일 동안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각자 하루에 한 가지씩, 총 100가지의 이야기를 나누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데카메론』에 담긴 이야기들은 당시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 파격적이고 외설적이며, 때로는 잔혹하기까지 합니다.
보카치오는 이 이야기들을 통해 겉으로는 거룩한 척하지만 뒤로는 온갖 탐욕과 성적 일탈을 일삼는 성직자와 수도사들의 위선을 신랄하게 비꼬았습니다.
또한, 신분과 계급에 얽매이지 않고 사랑과 욕망을 좇는 인간의 솔직한 모습을 해학적으로 그려내며 중세의 엄숙주의에 통쾌한 한 방을 날렸습니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세상에서 보카치오는 신이 아닌 '인간' 자체에 주목하며 르네상스 인문주의의 서막을 알린 것입니다.
넷플릭스가 그려낸 흑사병 시대의 블랙 코미디
수세기가 지난 오늘날, 『데카메론』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재탄생하며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습니다.
2024년 공개된 드라마 『데카메론』은 원작의 기본 설정을 가져오되, 현대적인 감각과 블랙 코미디 요소를 더해 흑사병 시대의 부조리를 더욱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드라마는 원작보다 계급 갈등과 생존 투쟁에 더 큰 방점을 찍습니다. 귀족들은 안전한 별장에 모여서도 여전히 허영과 권력 다툼에 몰두하고, 그들의 시중을 드는 하인들은 전염병의 공포 속에서도 주인들의 눈치를 보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합니다.
드라마 속 인물들은 죽음이 임박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이기심과 욕망을 포기하지 못하는 우스꽝스럽고도 씁쓸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는 팬데믹이라는 재난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간 군상의 민낯이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넷플릭스 『데카메론』은 단순한 고전의 재현을 넘어, 극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본성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통해 현대 관객들에게도 깊은 공감과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넷플릭스 데카메론은 야한 장면,잔인한 장면이 그렇게 많이 나오진 않습니다.
보는 내내 인간의 깊은 내면속에 있는 악한, 본능을 휘젓는 듯한 불편함들을 느낄 수 있고, 서로를 놓치 못하는 사랑(마냥 탓할 수만은 없는 )의 여러가지 측면을 조명해 보기도 합니다.
꼭 한번쯤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총 8부작).
[ Q&A로 알아보는 '데카메론' 상식 ]
| 질문 (Question) | 답변 (Answer) |
| Q. '데카메론'이라는 제목의 뜻은 무엇인가요? | 그리스어로 '10'을 뜻하는 '데카(deka)'와 '날(일)'을 뜻하는 '헤메라(hemera)'의 합성어로, '10일간의 이야기'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
| Q. 당시 『데카메론』은 실제로 인기가 있었나요? | 네,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특히 교회의 위선을 비판하고 인간의 욕망을 긍정하는 내용 때문에 교회로부터 금서로 지정되기도 했지만, 대중들 사이에서는 몰래 필사본이 돌 정도로 널리 읽혔습니다. |
| Q. 소설과 넷플릭스 드라마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 소설은 100개의 다양한 단편 이야기 모음집에 가깝다면, 드라마는 별장에 모인 인물들 간의 갈등과 생존 스토리에 집중하여 하나의 긴 서사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다릅니다. 또한 드라마는 현대적인 유머 코드를 많이 가미했습니다. |
『데카메론』은 흑사병이라는 절망의 시대에도 인간은 이야기를 만들고, 웃음을 찾으며, 삶을 이어가려 발버둥 쳤음을 보여주는 생생한 증거입니다.
이어지는 마지막 3부에서는 이러한 삶의 의지가 어떻게 중세의 음악과 예술 전반에 걸쳐 폭발적인 변화를 일으켰는지, '죽음의 무도'와 '아르스 노바'를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함께 읽어보면 좋은 포스팅 ✼✤✧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UFO와 외계인? 400년 전 미스터리 기록의 진실 추적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UFO와 외계인? 400년 전 미스터리 기록의 진실 추적"400년 전 조선의 왕들은 하늘에서 온 정체불명의 비행체(UFO)와 기이한 존재를 어떻게 기록했을까요?광해군일기와 성종
waitjx.com
안중근 의사 사형을 막으려 했던 일본인들: 우리가 몰랐던 감동 실화
안중근 의사 사형을 막으려 했던 일본인들: 우리가 몰랐던 감동 실화안중근 의사 사형 소식에 눈물을 흘렸던 일본인들이 있습니다. 뤼순 감옥 간수, 변호사, 형무소장까지, 이들이 안중근 의사
waitjx.com
당신의 성경은 무오한가? 성서비평학 '폐기' 논란, 교회가 숨긴 진실!
성서비평학은 정말 '폐기'되었는가? 당신의 믿음에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당신이 몰랐던 성경의 비밀! 성서비평학이 성경을 '해부'하며 밝혀낸 진실은? 폐기 논란 속에서도 살아남은 이 학문의
waitjx.com
'신,영,주역 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어? 하는 세계사 ] 흑사병과 교회: 전염병의 공포 앞에서도 신앙은 지켜졌을까? (0) | 2026.02.18 |
|---|---|
| 왜 돼지고기는 먹으면서 동성애는 반대할까요? (성경 율법의 오해와 진실) (7) | 2025.12.13 |
| 사도행전의 아볼로와 아폴로니우스, 동일 인물설의 근거는? (14) | 2025.07.13 |
| 예수와 아폴로니우스는 같은 인물일까? 소수 학설의 진실 (4) | 2025.07.13 |
| 예수보다 먼저 신격화된 철학자? 티아나의 아폴로니우스를 소개합니다 (3) | 2025.07.13 |
댓글